유관 DNA를 지닌 홍윤상(포항스틸러스)이 자신감과 함께 명성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포항 유소년팀 출신 홍윤상은 2021년 포항 입단 직후 곧장 볼프스부르크(독일) 임대를 떠났다. 이후 완전 이적에 성공한 뒤 장크트푈텐(오스트리아), 뉘른베르크(독일) 등을 거쳤다. 홍윤상은 지난해 7월 친정팀 포항으로 복귀하며 K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공교롭게도 홍윤상이 합류한 해부터 포항은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지난해 포항은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에서 전북현대를 4-2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2013년 더블(K리그1+FA컵) 이후 10년 만에 맛 본 우승의 기쁨이었다. 이날 홍윤상은 3-2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환상적인 쐐기 골로 우승을 자축했다.
FA컵이 코리아컵으로 이름을 바꾼 올해도 포항은 왕좌를 지켜냈다. 지난달 30일 동해안 맞수 울산HD를 3-1로 제압하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홍윤상은 1년 4개월 사이 두 번째 트로피를 품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 10년간 우승이 없었던 과거를 생각하면 우승 복이 타고났다.
홍윤상은 “다른 사람들은 우승 한 번 하기 어려운데 난 지난해 여름 포항에 와서 코리아컵 2연패를 했다”라며 “과장을 좀 보태면 제 입장에서는 굉장히 쉬웠다. 농담이다”라고 활짝 웃었다.
그는 우승 일등 공신으로 포항 팬들을 꼽았다. 이날 결승전은 중립 지역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으나 많은 포항 팬이 현장을 찾았다. 포항 관계자에 따르면 약 50대의 원정 버스를 운영했을 정도였다.
홍윤상은 “팬들께서 정말 많이 와주셔서 진짜 감격스러웠다”라며 “정말 감사하고 그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정말 힘들었는데 이런 응원 덕에 이길 수 있었다”라며 “내년에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을 향한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팀의 상징이었던 김기동(FC서울) 감독이 떠났고 외국인 선수 등 주축 선수들도 이탈했다. 그럼에도 홍윤상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지난 2월 동계 훈련 당시 취재진에 “포항을 걱정하는 주변 선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지난해만큼은 할 것 같다고 말해줬다”라며 “올해는 또 다르게 더 잘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포항은 K리그1 파이널A 6위, 코리아컵 2연패로 증명했다.
홍윤상도 자신이 했던 말을 기억한다며 “제가 미래에서 왔나 봐요”라고 웃었다. 그는 “밖에서 봤을 땐 선수단 구성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신 거 같은데 같이 훈련해보니 다들 대단했다”라며 “경험 많은 형들과 유망한 어린 친구들도 많아서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홍윤상은 유관 DNA를 우승 청부사로 더 공고히 하고자 한다. 가장 큰 목표는 코리아컵 최초의 3연패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포항이라면 충분히 대회 3연패를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팀”이라며 “우승을 노려보겠다”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홍윤상은 2025년 목표로 A대표팀 승선을 꼽았다. 그는 “아직 어리지만 한 살 한 살 먹다 보니 주변 동료들이 A대표팀에 승선하더라”라며 “그 모습을 보고 자극을 많이 받고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서 A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