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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역만리 타국에서 처음 야구인생을 이어가게 됐다. 낯설고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지만, 분위기메이커를 자처할 각오가 되어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29)은 벌써 롯데의 일원으로 융화되고 있다.
데이비슨은 롯데가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좌완 선발 투수다. 총액 95만 달러(보장액 85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에 계약했다. 188cm, 97kg의 신체조건을 갖춘 좌완 투수로 201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19라운드로 지명을 받았다.
데이비슨은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손에 낀 선수다. 202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2021년에는 4경기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3.60(20이닝 8자책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 해 월드시리즈 마운드까지 올랐다. 이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갔다. LA 에인절스, 캔자스시티 로열수,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에서 메이저리그 통산 56경기(17선발) 4승 10패 평균자책점 5.76(129⅔이닝 83자책점), 100탈삼진, 68볼넷을 기록했다. 신용카드 현금화
트리플A에서는 꾸준히 선발 투수로 나섰다. 통산 4시즌 55경기(40선발) 11승21패 평균자책점 3.78(238이닝 100자책점) 240탈삼진 84볼넷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는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 역할을 맡았다. 32경기(17선발) 5승11패 평균자책점 3.89(115⅔이닝 50자책점) 104탈삼진 46볼넷의 기록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도 나쁘지 않고 선발 경험까지 풍부한 데이비슨이지만, 롯데 입장에서는 모험수를 둔 셈이다. 데이비슨의 전임자였던 애런 윌커슨이 재계약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성적을 거뒀기 때문. 지난해 윌커슨은 32경기 196⅔이닝 12승8패 평균자책점 3.84, 167탈삼진, 퀄리티스타트 18회의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피치클락에 반감을 가졌던 성향과 36세의 적지 않은 나이, 그리고 낮아진 사직구장 담장 등의 요소를 고려해서 재계약하지 않았다.
이제 데이비슨은 196⅔이닝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 구단 안팎의 관계자들이 모두 “데이비슨의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윌커슨의 차지했던 이닝이 컸기 때문. 대만 타이난 1차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데이비슨은 “윌커슨이 200이닝 가까이 던진 것이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나 역시도 항상 이닝을 많이 소화하는 게 커리어의 목표다. 팀 승리를 이끌어 갈 수 있게끔 매 이닝, 매 경기마다 최고의 구위를 갖고 던지는 게 최종 목표다”라며 “그리고 어떻게든 가을야구를 가고 싶기 때문에, 이 목표 역시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바카라사이트
한국에서, 그리고 롯데에서 새로운 도전을 결정한 이유도 많은 이닝을 던지는 선발 투수에 대한 갈망 때문이다.
그는 “마이너리그에서도 오퍼가 왔었는데, 이런 오퍼들은 불펜 혹은 중간계투로 시작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선발 투수로 접근해줬다.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라며 “내가 많은 승리를 이끌 수 있게끔, 내가 경기를 컨트롤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롯데의 제안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능동적인 마인드로 경기를 직접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데이비슨 커리어의 가장 화려했던 순간은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먼 과거가 아닌 2021년 애틀랜타 소속으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선발 투수로 나섰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다리 골절상을 입은 찰리 모튼을 대신해 긴급히 월드시리즈 엔트리에 등록됐고 5차전 선발 등판했다. 결과는 안 좋았다. 2이닝 2피안타 3볼넷 1탈삼진 4실점(2자책점)으로 강판됐고 5-9로 패했다. 하지만 결국 애틀랜타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했고 데이비슨도 우승 반지를 낄 수 있었다. 파워볼사이트
이런 ‘위닝 멘탈리티’를 롯데에 주입하고, 분위기 메이커도 자처하려고 한다. 그는 “팀이 4연패나 5연패를 하고 있어도 그 분위기에서 팀이 처지지 않게, 본인이 나서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도 어떻게 해야할지 가르쳐주고, 나 역시도 베테랑 선수들에게 배울 점이 있다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모습은 지난 18일 라이브피칭 이후에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롯데는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 그리고 올해 1라운더 특급 루키인 김태현이 라이브 피칭을 펼쳤다. 이를 지켜보던 데이비슨은 김태현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데이비슨과 같은 좌완 투수인 김태현은 외국인 투수들에게 많이 도움을 받고 있다고.
그는 “제가 먼저 피칭을 하거나 캐치볼을 할 때 반즈와 데이비슨이 보고 라커룸에서 피드백을 먼저 해줬다. 그러면서 제가 더 편하게 다가가서 물어봤던 것 같다”라면서 “오늘도 제가 와인드업 키킹을 할 때 턱이 들리니까 몸의 중심이 뒤로 쏠린다고 하더라. 그래서 수평의 라인을 잡아놓고 포수만 보며 힘을 앞으로 써 보라는 조언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슨은 이방인이지만 멘토로서 자신의 경험을 아낌없이 전수하고 세심하게 피드백해주고 있다.
최근 메이저리그보다 마이너리그에 더 오래 머물렀던 데이비슨이다. 한국 무대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무엇을 이루고 싶을까. 그는 “내가 어떤 유형의 투수인지, 그리고 어떤 투수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이다. 지난 몇년 간은 제 스스로를 찾아가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했다”면서 “이제 롯데라는 좋은 팀에서 던지면서 최대한 승리를 챙기고 또 패스트볼 구속이 얼마나 더 오를 수 있고 어떻게 상승 무브먼트를 가져갈 수 있는지를 연구해서 나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카지노사이트
데이비슨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2021년 93마일(149.7km)했고 2022년 93.1마일(149.8km)로 대동소이했다. 그러나 2023년 91.4마일(147km), 2024년 91.2마일(146.8km)로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이를 냉정하게 파악한 데이비슨이다. 그는 “구속이 떨어졌다는 것은 나 스스로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이제 내 구속을 어떻게 올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KBO리그에도 잘 적응해서 구속을 올려볼 생각이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