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인천에서 열린 KBO리그 올스타전. 1군 스타들이 나선 본 경기, 주요 행사보다 팬들의 관심을 불러모은 게 있었다. 2군 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퓨처스 올스타전이었다.
한 선수가 지켜보던 모두의 탄성을 자아냈다. 주인공은 이강준. 상무 유니폼을 입고 공을 뿌리는 사이드암 투수였다. 이름이 그렇게 알려진 선수는 아니었는데, 프로는 다른 게 아닌 경기력으로 인정을 받는 직업. 이강준은 이날 전광판에 158km를 새겼다. 정통 오버핸드 투수가 던져도 놀라울 구속인데, 몸도 그렇게 크지 않은 사이드암 투수가 160km 가까운 ‘광속구’를 뿌리니 많은 사람들의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토토사이트
그 이강준이 군 생활을 마치고 키움 히어로즈에 돌아왔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강준은 설악고를 졸업하고 2020년 KT 위즈 지명을 받으며 프로에 데뷔했다. 그리고 2년차에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로 갔다. 스프링캠프에도 가고, 1대2 트레이드에서 1의 주인공이 됐다는 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잠재력을 눈여겨봤다는 것. 하지만 1군에서 터지지 않았다.
2022 시즌을 마치고 상무 입대가 확정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키움이 그를 그냥 두지 않았다. 군에 갈 선수를 FA 한현희의 보상 선수로 찍었다. 아마추어 선수들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있는 고형욱 단장이, 당장 활용하지 못해도 미래를 보고 선택한 것이다.
고 단장의 ‘픽’이 대박으로 연결될 조짐이다. 상무에서 다른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 퓨처스 무대를 말 그대로 ‘씹어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44경기 3승1패8홀드11세이브 평균자책점 0.76을 찍었다. 구속 뿐 아니라 경기 내용적으로도 훌륭했다는 것이다. 그 상승세로 지난해 말 열린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중도 소집됐다.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하차했지만, 상무 소속 선수가 대표팀 관심을 받은 자체가 대단했다. 토토사이트
엄청난 이슈의 주인공이, 이제 1군 무대로 돌아온다.
보고 들리는 내용만으로는 당장 필승조 투입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홍원기 감독은 조심스러웠다.
홍 감독은 “비시즌 면담을 했는데, 상무 군 복무를 하며 생각의 변화가 굉장히 컸던 것 같다”며 선수 마인드가 기량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어 “아직은 2군에서의 결과물이다. 구속 하나만으로 선수를 다 평가하기는 이른 것 같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하는 걸 지켜보고 평가를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토토사이트
그래도 기대감은 넘친다. 홍 감독은 “아시다시피 투수 파트는 우리 팀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할 선수들이 많지 않다. 뭐라고 확답은 못드리지만, 경기력이 좋다고 한다면 일단 구상해놓은 보직은 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상무에서도 중요한 자리에 들어갔었다. 부상만 조심하고, 조금 더 보완을 한다면 가장 중요한 순간 들어갈 선수로 보고 있다. 구상은 그렇게 해놨다”고 덧붙였다.